카페 쓰어다와 카페 노우다, 뭐가 다를까 — 하롱베이 가이드가 매일 마시는 커피

오전 6시 반, 하롱베이 항구 골목 카페에 들어서면서 나는 매번 같은 말을 꺼낸다. “카페 노우다 못 꼭(một cốc).” 커피 한 잔이라는 뜻이다. 주인 아주머니는 아무 말 없이 핀 드리퍼를 유리잔 위에 올린다. 10년 동안 같은 자리에서 같은 말로 주문해 왔다.

어느 날 한국 여행자가 그 장면을 보면서 물었다. “카페 노우다요? 저는 카페 쓰어다를 주문하려고 했는데 다른 거예요?” 다른 게 아니다. 아주머니 앞에 나온 그 커피가 바로 카페 쓰어다다. 이름만 달리 부를 뿐이다.

카페 쓰어다(Cà phê sữa đá)는 베트남을 대표하는 아이스 밀크커피다. 전국 어디서나 마실 수 있지만, 북부에서는 같은 음료를 카페 노우다(Cà phê nâu đá)라고 부른다. 이름의 차이가 궁금해지는 순간, 베트남 커피 문화의 남북 차이가 보이기 시작한다.

카페 쓰어다란 무엇인가

카페 쓰어다는 연유(sữa đặc)를 깔고 핀 드리퍼로 진하게 내린 커피를 부은 뒤 얼음(đá)을 넣어 마시는 베트남 전통 아이스커피다. 쓰어(sữa)는 ‘우유·연유’, 다(đá)는 ‘얼음’이라는 뜻이다. 원두는 카페인이 강하고 쓴맛이 진한 로부스타가 기본이며, 연유의 단맛이 그 쓴맛을 잡아준다.

이 조합이 베트남 커피의 기본이 된 데는 이유가 있다. 베트남은 세계 2위 커피 생산국이지만 신선한 우유 공급이 오랫동안 불안정했다. 보존이 쉬운 연유가 자연스럽게 대체재가 됐고, 그 단맛이 로부스타의 쓴맛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 지금은 신선 우유가 풍부해졌지만, 연유 조합은 그대로 베트남 커피의 정체성이 됐다.

북부는 “노우다”, 남부는 “쓰어다”라 부르는 이유

하노이 골목 카페 카페 노우다

노우(nâu)는 베트남어로 ‘갈색’이다. 연유와 섞인 커피의 색깔, 바로 그 갈색을 이름으로 삼은 게 북부 방식이다. 하노이를 중심으로 한 북부에서는 “갈색 얼음 커피”라는 뜻의 카페 노우다(cà phê nâu đá)라는 표현이 오래전부터 정착했다.

남부는 달랐다. 호치민시를 중심으로 한 남부는 ‘재료’를 직접 이름에 담았다. 우유(sữa)가 들어간 얼음(đá) 커피, 그래서 카페 쓰어다다. 국제적으로 더 널리 알려진 이름이 카페 쓰어다인 이유는 19세기 말 프랑스 식민 시기부터 무역 중심지로 개방된 남부의 영향력이 크다. 같은 음료, 다른 이름—그것이 베트남 남북 커피 문화 차이의 시작이다.

하롱베이는 북부에 속한다. 그래서 이 골목 카페에서는 카페 노우다라고 하는 게 더 자연스럽다. 카페 쓰어다라고 해도 물론 알아듣는다. 하지만 노우다라고 주문하는 순간, 현지인 취급을 받는다.

카페 쓰어다 레시피 — 집에서 재현하는 구체적인 방법

카페 쓰어다 레시피 연유 핀 커피

베트남 현지에서 마시는 카페 쓰어다를 집에서 재현하려면 재료와 비율이 중요하다. 아래 수치는 하롱베이 로컬 카페에서 확인한 기준이다.

재료 (1인분):
— 로부스타 원두 (분쇄): 20~25g
— 연유: 25~30ml (약 1.5~2큰술)
— 뜨거운 물: 90~95°C, 약 110~130ml
— 얼음: 잔의 60~70%를 채울 분량

순서:
1. 긴 유리잔 바닥에 연유를 먼저 붓는다.
2. 연유 위에 핀 드리퍼를 올리고 분쇄 원두를 넣는다.
3. 뜨거운 물을 소량(약 20ml) 먼저 부어 30초간 뜸 들인다.
4. 나머지 물을 채워 5~7분간 추출한다.
5. 핀을 제거한 뒤 얼음을 가득 채운다. 완성.

연유 양은 취향에 따라 조정하면 된다. 처음엔 25ml로 시작해서 너무 달면 20ml로 줄이고, 더 달게 먹고 싶으면 35ml까지 늘려보라. 북부 스타일은 연유를 적게, 남부 스타일은 조금 더 넣는 경향이 있다.

남부식 vs 북부식, 마시는 방법도 다르다

베트남 남부 북부 커피 스타일 비교

같은 재료로 만든 커피라도 남부와 북부에서 마시는 방식이 다르다. 이 차이가 카페 쓰어다와 카페 노우다를 단순한 이름 차이 이상으로 만드는 지점이다.

남부식 (호치민 스타일): 커피가 나오면 긴 빨대로 바닥부터 잘 저어 연유와 커피를 완전히 섞은 뒤 마신다. 달콤하고 균일한 맛이 처음부터 끝까지 유지된다. 한 모금에 단맛과 쓴맛이 동시에 온다. 빨대가 제공되지 않으면 달라고 하면 된다.

북부식 (하노이·하롱베이 스타일): 섞지 않고 그냥 마신다. 처음엔 얼음 위로 진한 커피 맛이 먼저 오고, 잔 아래로 내려갈수록 연유의 단맛이 올라온다. 층층이 맛이 변하는 경험이다. 하롱베이 단골 카페에서는 빨대를 따로 주지 않는 곳이 많다. 그게 이 지역의 방식이다.

어느 쪽이 맞다 틀리다는 없다. 다만 북부식으로 마시면 연유가 층을 이루는 시각적 아름다움이 있고, 남부식으로 마시면 더 균형 잡힌 단맛을 즐길 수 있다. 이 두 가지를 직접 비교해가며 마셔보는 게 베트남 커피 여행의 재미다.

원두 선택과 현지 가격 가이드

쭝우옌 베트남 커피 원두 브랜드

카페 쓰어다의 맛을 결정하는 건 연유보다 원두다. 현지 로컬 카페들이 가장 많이 쓰는 브랜드는 쭝우옌(Trung Nguyên)이다. 베트남 전역에 유통되는 대표 브랜드로, 크리에이티브(Creative) 블렌드가 가장 대중적이다. 2026년 8월 기준 하노이 슈퍼마켓 소매가는 쭝우옌 크리에이티브 500g 기준 약 85,000~110,000동이다.

카페에서 마실 때 가격 기준도 정리해두면 편하다.

장소 유형카페 쓰어다 가격 (2026년 기준)
하롱베이·하노이 로컬 카페15,000~25,000동
하이랜즈커피 (프랜차이즈)45,000동
콩카페55,000동
관광지 카페 (호안끼엠 호수 주변)35,000~55,000동

로컬 카페와 프랜차이즈의 가격 차이는 최대 3배에 달한다. 맛은 어느 쪽이 낫다고 단언하기 어렵지만, 원두는 로컬 카페가 더 신선한 경우가 많다. 단골 카페를 하나 만들어두면 여행 내내 혜택이 생긴다. 베트남관광청도 현지 로컬 카페 체험을 커피 관광의 핵심으로 권장하고 있다.

하롱베이와 하노이에서 카페 쓰어다를 제대로 마시는 방법

하롱베이 아침 카페 쓰어다 연유커피

하롱베이에서 카페 쓰어다(또는 노우다)를 마시기 가장 좋은 시간은 크루즈 출발 전 이른 아침이다. 항구 쪽 골목에는 아직 관광객이 들어오지 않은 오전 6~7시에 조용히 앉아 마실 수 있는 로컬 카페들이 있다.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핀이 천천히 드리핑되는 걸 기다리는 그 시간이, 하롱베이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10분이다.

하노이라면 호안끼엠 호수 주변보다 구시가지(Old Quarter) 안쪽 골목 카페를 추천한다. 호안끼엠 주변은 이미 관광지 가격이 붙어 있다. 구시가지 안으로 한두 블록만 들어가면 현지인이 앉아 있는 진짜 카페가 나온다. 메뉴판이 없어도, 그냥 “카페 노우다”라고 하면 된다.

직접 운영하는 투어에서는 하롱베이 크루즈 출발 전 로컬 카페 방문을 일정에 넣는다. 핀 커피가 추출되는 동안 기다리는 법, 북부식으로 층을 살려 마시는 법, 주인 아주머니와 기본 베트남어로 주문하는 법을 현장에서 배울 수 있다. 베트남 커피를 진짜로 경험하고 싶다면 아래로 문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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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롱베이에 거주하며 투어가이드·여행사 운영·현지 투자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개인 투어 상담 및 여행 문의는 상단 메뉴의 ‘투어 문의’를 이용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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