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에 소금 커피 — 실패를 거듭한 끝에 만든 전국구 히트작

하롱베이에 거주한 지 10년째, 투어 손님들과 함께 마신 베트남 커피만 해도 셀 수 없이 많다. 그중에서도 후에(Huế, 후에)에서 처음 소금 커피(cà phê muối)를 마셔본 순간은 지금도 또렷하게 남아 있다.

얼음 잔 위에 올라간 하얀 크림을 한 숟갈 떠먹었을 때, 혀에 먼저 닿은 건 짠맛이었다. 그다음에야 연유의 단맛과 커피의 쓴맛이 차례로 밀려왔다. 함께 있던 손님 한 분이 “이거 소금 넣은 거 맞아요?”라고 되묻던 표정을 아직도 기억한다. 베트남 커피는 진하고 달다는 게 상식이었으니, 짠맛이 끼어든다는 사실 자체가 낯설었을 것이다.

그런데 왜 하필 소금이었을까. 그리고 이 커피는 왜 10년이 넘도록 후에라는 도시를 떠나지 않았을까.

소금 커피란 무엇인가?

소금 커피(cà phê muối)는 진한 로부스타 커피와 연유 위에, 소금을 살짝 섞어 휘핑한 크림을 올려 마시는 베트남 중부 후에(Huế) 지역의 대표 커피다. 크림을 젓지 않고 그대로 마시면 짠맛·단맛·쓴맛이 차례로 느껴지는 것이 특징이다.

처음 맛보면 짠맛과 단맛이 부딪힐 것 같지만, 실제로는 소금 캐러멜을 떠올리면 이해가 빠르다. 짠맛이 단맛을 더 또렷하게 만들어주는 방식이라, 한 모금을 넘기고 나면 오히려 다음 한 모금이 궁금해지는 커피다.

후에 소금 커피는 어떻게 탄생했나?

소금 커피는 2010년, 후에의 건축가 출신 호 티 타인 흐엉(Hồ Thị Thanh Hương)과 남편 쩐 응우옌 흐우 퐁(Trần Nguyễn Hữu Phong) 부부가 처음 만들었다. 흔히 “우연한 실수로 소금이 들어갔다”는 이야기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한 해외 소설 속에서 고향을 그리워하며 커피에 소금을 타 마시는 남자의 이야기를 보고 착안해 의도적으로 개발한 메뉴였다.

처음 6개월 동안은 가게를 찾는 손님이 거의 없었다고 한다. 그 시간 동안 아내 흐엉이 크림의 짠맛 비율을 맞추기 위해 수없이 다시 만들고 버리기를 반복했고, 그렇게 완성된 레시피가 지금의 소금 커피다. 우연이 아니라 반복된 실패 끝에 나온 결과물이라는 점이, 나는 이 커피를 마실 때마다 더 인상 깊게 느껴진다.

후에는 원래 왕조의 수도였던 만큼, 짠맛과 단맛을 함께 쓰는 음식 문화가 낯설지 않은 곳이다. 소금을 절인 새우젓 국물에 과일을 찍어 먹거나, 짭짤한 젓갈을 단맛 나는 음식에 곁들이는 식습관이 오래전부터 있었다. 부부가 소설 속 이야기에서 착안했다고 해도, 그 짠맛을 낯설지 않게 받아들일 후에 사람들의 입맛이 이미 준비되어 있었던 셈이다. 나는 이 지점이 이 커피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지역 문화와 맞닿아 있다는 증거라고 본다.

짠맛 크림, 무엇으로 만들까?

짠맛 크림은 계란 노른자가 아니라 휘핑크림에 소금을 더해 만든다. 하노이의 에그커피(cà phê trứng)가 노른자로 크림을 만드는 것과 달리, 후에 소금 커피는 유지방 크림을 휘핑해 짠맛을 낸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다. 두 커피를 같은 “크림 커피”로 헷갈리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

후에 카페 무오이 원조 소금 커피 가게

정작 정확한 배합 비율은 부부만 아는 비밀로 남아 있다. 나도 후에 원조 가게를 몇 번 찾아가 물어봤지만 끝내 레시피는 듣지 못했다. 다만 집에서 비슷하게 재현해보고 싶다면, 생크림(유지방 35% 안팎) 200ml에 소금 한 자밤(1~2g)을 넣고 핸드믹서로 2~3분 휘핑하는 방식이 가정용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원조의 정확한 비율은 아니지만, 짠맛과 단맛의 균형을 느껴보기엔 충분하다.

이 미묘한 배합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다면, 후에 원조 가게에 들러보는 것도 방법이다. 북부 투어 일정에 후에 코스를 넣어드릴 수 있으니, 이런 현지 디테일이 궁금하다면 👉 투어 문의로 연락해주시면 된다.

소금 커피는 어떻게 마셔야 제대로 즐길 수 있을까?

소금 커피는 젓지 않고 위에서부터 순서대로 맛보는 것이 정석이다. 맨 위의 짠맛 크림, 중간의 단 연유, 맨 아래의 쓴 커피가 차례로 혀에 닿으며 세 가지 맛의 균형을 느낄 수 있다.

빨대로 아래쪽 커피를 먼저 빨아올리면 이 커피의 재미가 절반은 사라진다. 숟가락으로 크림을 한 겹씩 떠먹으며 짠맛에서 단맛으로, 다시 쓴맛으로 넘어가는 순서를 그대로 느껴보는 것을 추천한다. 후에 현지 손님들도 대부분 이렇게 마신다.

손님을 모시고 처음 소금 커피를 소개할 때마다 반응은 늘 둘로 갈린다. 한 모금에 “이거 좋다”며 잔을 비워버리는 분들이 있고, 짠맛에 놀라 한동안 숟가락을 못 대는 분들도 있다. 재미있는 건 후자 쪽도 대부분 다 마시고 나서는 “다음에 또 찾아 마셔야겠다”고 말한다는 점이다. 낯선 맛이지만 한 번 익숙해지면 계속 생각나는 커피, 그게 소금 커피가 10년 넘게 살아남은 이유가 아닐까 싶다.

왜 소금 커피는 아직도 후에에서만 파는 걸까?

창업 부부는 다른 지역 진출 제안을 여러 차례 받았지만, 지금까지도 후에의 응우옌 르엉 방 거리(Đường Nguyễn Lương Bằng, 구글 지도)와 당 타이 탄 거리(Đường Đặng Thái Thân) 두 매장에서만 직접 운영하고 있다. 맛의 일관성을 지키기 위한 선택이라고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하노이 등 다른 지역에서도 소금 커피를 내세운 카페가 하나둘 생기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다만 이 부분은 아직 내가 직접 확인한 정보는 아니라서, 정확한 현황이라기보다는 그런 흐름이 있다는 정도로만 받아들이면 좋겠다. 확실한 건, “진짜”를 맛보려면 여전히 후에까지 가야 한다는 점이다.

후에의 커피 한 잔이 궁금해졌다면, 베트남 커피 문화 전체를 조금 더 들여다보는 것도 좋다. 카페 쓰어다와 카페 노우다, 뭐가 다를까 글에서는 후에 소금 커피와는 또 다른 결의 크림 재료 차이를 다뤘고, 박씨우 — 커피를 못 마시는 사람을 위한 사이공의 발명품에서는 소금 커피처럼 우연이 아닌 필요에서 태어난 또 다른 베트남 커피 발명품을 소개했다.

자주 묻는 질문

Q. 소금 커피는 하노이 에그커피와 같은 건가요?
아니요, 다릅니다. 에그커피는 계란 노른자로 크림을 만들고, 소금 커피는 휘핑크림에 소금을 넣어 크림을 만듭니다. 크림의 재료 자체가 다릅니다.

Q. 소금 커피는 어디서 마실 수 있나요?
2026년 현재 창업 부부가 직접 운영하는 매장은 후에의 응우옌 르엉 방 거리와 당 타이 탄 거리, 두 곳뿐입니다. 다른 지역 확산 소식은 아직 미확인 정보입니다.

Q. 단 음식을 좋아하지 않아도 마실 수 있나요?
오히려 추천합니다. 짠맛이 단맛을 눌러주는 구조라, 베트남 커피 특유의 진한 단맛이 부담스러웠던 분들이 의외로 더 좋아하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하롱베이에 거주하며 투어가이드·여행사 운영·현지 투자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개인 투어 상담 및 여행 문의는 상단 메뉴의 ‘투어 문의’를 이용해 주세요. 다음 북부 투어 일정에 후에나 다른 지역 커피 문화를 더 깊이 경험하고 싶다면 → 투어 문의하기

*참고: VnExpress, “Cà phê muối mang thương hiệu xứ Huế” (원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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