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베트남 스타벅스 현금 결제 거부 논란이 시끄럽다는 얘기를 들은 참이었다. 마침 하노이에 나갈 일이 있어 자주 들르는 스타벅스에 앉아 노트북을 펼치고 있는데, 옆 테이블에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나이 지긋한 손님이 지갑에서 베트남동 지폐를 꺼내 내밀었는데, 직원이 웃으며 카드나 QR코드 결제를 권했다. 손님은 결국 옆에 있던 젊은 동행의 스마트폰으로 계산을 마쳤지만, 표정은 끝까지 떨떠름했다.
하롱베이(Hạ Long)에 자리 잡고 산 지 10년째, 투어 가이드와 여행사 일을 하며 현금과 카드가 뒤섞인 베트남의 결제 풍경을 매일 지켜봐 왔다. 그런데 최근 몇 달 사이 하노이·호치민의 스타벅스 매장 여러 곳이 아예 현금을 받지 않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고, 이 문제가 2026년 9월 9일 밤 뚜오이째(Tuổi Trẻ) 신문의 영문판 보도로 공론화되면서 논쟁이 커졌다.
왜 커피 한 잔 값도 안 되는 현금을 거부하는 걸까. 베트남 스타벅스 현금 결제 거부 논란은 법적으로도 문제가 없는 걸까. 여행자 입장에서는 무엇을 준비해 가야 할까. 하나씩 짚어본다.
베트남 스타벅스 현금, 왜 안 받을까?
스타벅스 베트남 측이 밝힌 이유는 화폐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결제 수단을 카드·QR코드로 유도하는 정책이라는 것이다. 목표는 매출 투명성 확보, 현금을 직접 다루는 직원의 보안 위험 감소, 그리고 캐시리스 결제 장려 세 가지로 요약된다. 즉 “돈을 안 받는다”가 아니라 “이 방식으로 결제해 달라”는 요청에 가깝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실제로 매장에 붙은 안내문에도 “카드 전용(Card Only)”이라는 문구가 쓰여 있는 곳들이 있다. 나 역시 손님들을 데리고 다니면서 카드 한 장이면 거의 모든 결제가 끝나는 하노이·호치민 중심가와, 여전히 현금이 아니면 불편한 사파(Sa Pa)나 닌빈(Ninh Bình) 외곽의 온도차를 매일 느낀다. 도시의 대형 프랜차이즈일수록 캐시리스 전환이 빠르다.
현금 거부는 합법일까 — 국가은행법 제23조 3항 논쟁
논쟁의 핵심은 베트남 국가은행법(Luật Ngân hàng Nhà nước) 제23조 3항이다. 이 조항은 통용 기준에 맞는 국가은행 화폐(베트남동)의 수취를 거부하거나 유통을 거부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매장이 카드만 받겠다고 선을 긋는 것이 이 조항 위반인지가 이번 논쟁의 쟁점이다.
2026년 9월 9일 23시 1분(현지시각, GMT+7) 뚜오이째 신문은 “베트남에서 기업이 손님의 현금 결제를 거부할 수 있는가”라는 제목의 기사로 이 사안을 정면으로 다뤘다. 독자 제보를 바탕으로 스타벅스를 비롯한 일부 매장의 캐시리스 정책을 취재한 기사로, 법 조항과 소비자 불편 양쪽을 함께 짚었다. 다만 업계 전체가 아니라 “여러(several)” 매장 단위의 사례로 다뤄졌다는 점은 분명히 해 둘 필요가 있다 — 베트남 전체에서 현금을 안 받는 유일한 브랜드라는 식의 과장된 표현은 사실과 다르다.
같은 시기 베트남 국가은행은 2026년 실행계획(결정문 1039/QĐ-BCĐ)에서 비현금 결제 거래 규모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27배까지 끌어올리고, 만 15세 이상 인구의 87% 이상이 은행 거래계좌를 갖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스타벅스 같은 매장의 카드 전용 정책은 이 큰 흐름 위에서 벌어지는 일이지, 갑자기 튀어나온 일탈이 아니라는 뜻이다.
자세한 취재 내용은 Tuoi Tre News의 원문 보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여행자가 실제로 겪는 불편은 무엇인가?
가장 먼저 부딪히는 문제는 해외 발급 카드의 승인 실패, 그리고 QR코드 결제 앱(모모·잘로페이 등)이 베트남 은행 계좌 없이는 가입이 까다롭다는 점이다. 네트워크 장애로 카드 단말기가 먹통이 되는 순간, 현금 없는 여행자는 꼼짝없이 발이 묶인다. 스타벅스 측은 이런 경우 직원이 직접 도와주겠다고 밝혔지만, 현장에서 그 보조가 얼마나 매끄러운지는 매장마다 편차가 크다.
기술 접근성이 낮은 고령층 관광객이나 현지 어르신들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다. 내가 안내했던 손님 중에도 스마트폰 결제 앱을 새로 깔아야 하는 상황 자체를 부담스러워하는 분들이 있었다. 베트남 현금 관련 규정은 출입국 시 신고 기준도 포함하고 있으니, 여행 전에 베트남 세관신고서 작성법도 함께 확인해 두면 헷갈릴 일이 줄어든다.
한국인 여행자는 카드와 현금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카드 한 장 + 소액 현금”을 함께 챙기는 게 가장 안전하다. 해외 결제 수수료가 없는 트래블카드 한 장을 주력으로 쓰고, 시장이나 로컬 식당, 소도시용으로 20만~50만동 정도의 현금을 따로 나눠 갖고 다니는 방식을 추천한다. 스타벅스 같은 대형 프랜차이즈는 카드로, 골목 노점은 현금으로 나누어 쓰면 실랑이를 피할 수 있다.

여행 경비 전체를 어떻게 배분할지 감이 안 잡힌다면 베트남 여행 경비 완전 공개 2026에 실제 지출 기준을 정리해 두었으니 참고하면 도움이 된다. 카드가 안 통하는 지역, 특히 사파나 닌빈처럼 산간·시골 지역으로 이동할 계획이 있다면 현금 비중을 더 높게 잡는 편이 안전하다.
결국은 베트남 전체의 흐름이다
베트남 스타벅스 현금 결제 거부 논란은 한 매장의 정책 이슈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국가 차원의 캐시리스 전환 계획과 맞물려 있는 이야기다. 10년 전 이곳에 처음 왔을 때만 해도 시장에서 카드를 꺼내면 이상한 눈으로 쳐다봤는데, 지금은 반대로 현금을 꺼내면 잠깐 멈칫하는 매장이 늘고 있다. 이 변화의 속도를 몸으로 느끼며 사는 입장에서는, 법 조항 논쟁보다 여행자 개개인이 카드와 현금을 어떻게 조합할지가 더 실질적인 문제라고 본다.
사파나 하롱베이처럼 카드보다 현금이 아직 더 편한 지역으로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현지 사정을 잘 아는 가이드와 미리 동선을 맞춰보는 것도 방법이다. 궁금한 점이 있으면 상단 메뉴의 ‘투어 문의’로 편하게 물어봐도 좋다.
하롱베이에 거주하며 투어가이드·여행사 운영·현지 투자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개인 투어 상담 및 여행 문의는 상단 메뉴의 ‘투어 문의’를 이용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