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여섯 시, 하노이 미딘 터미널에서 하롱베이행 버스가 출발한다.
좌석은 절반쯤 찼다. 배낭을 짐칸에 올리고 창가 자리를 잡으면, 버스는 서서히 하노이 시내를 빠져나간다. 고층 아파트 단지가 논밭으로 바뀌고, 논밭이 점점 산으로 둘러싸이기 시작할 때쯤 창밖으로 처음 카르스트 바위가 보인다. 멀리서 봐도 무게감이 다르다. 그 순간이 되면 버스 안이 조금 조용해진다. 다들 창문 쪽으로 얼굴을 돌린다.
그 3시간짜리 여정이, 2028년이면 23분으로 줄어든다. 하노이 하롱베이 구간을 운행할 빈스피드 고속철도가 지난 4월 12일 착공했다. 이동이 줄어들면 버스 안의 그 침묵도 사라진다. 그게 좋은 건지, 아니면 무언가를 잃는 건지 — 지금은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
하노이 하롱베이, 지금 이렇게 간다 — 수단별 실제 비교

착공은 됐지만 완공까지는 2028년을 기다려야 한다. 지금 하롱베이를 계획 중이라면, 현재의 이동 방법을 먼저 알아둬야 한다.
슬리퍼버스 / 리무진버스: 가장 많이 쓰이는 방법이다. 하노이 미딘(Mỹ Đình), 자럼(Gia Lâm), 누억응암(Nước Ngầm) 터미널에서 출발하며, 바이짜이(Bãi Cháy) 또는 혼가이(Hòn Gai) 선착장까지 이동한다. 편도 요금은 10만~15만 동(약 5,000~7,500원). 교통 상황에 따라 소요 시간은 2시간 30분에서 3시간 사이다. 단점은 터미널까지 별도 이동이 필요하고, 중간 경유지(기념품 가게)에 세우는 버스가 아직 있다는 것이다. 예약은 전날 사이트에서 해두는 게 편하다.
사설 드라이버(픽업 차량): 숙소 앞에서 픽업해 선착장까지 직행한다. 2~4인 그룹이면 인당 비용이 버스와 크게 다르지 않고, 중간에 원하는 곳을 들를 수 있다. 하롱베이 시내 이동이나 크루즈 종료 후 귀환에도 유연하게 쓸 수 있다. 현지 투어에 포함된 이동 수단으로 제공되는 경우도 많다.
두 방법 모두 각자의 자리가 있다. 예산이 빠듯하면 버스, 편의성을 원하면 드라이버. 정답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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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분이 되면 무엇이 달라지나

서울에서 수원까지 KTX로 20분이면 간다. 하노이에서 하롱베이까지 23분이라는 건 그 정도의 거리감이다. 지금 4시간이 걸리던 거리가, 도시 근교 이동 수준이 된다.
가장 먼저 바뀌는 건 당일치기 여행의 구조다. 지금도 당일치기가 불가능하진 않지만, 하노이 출발 기준 왕복 5~6시간을 이동에 써야 한다. 실제 하롱베이에서 보내는 시간이 크게 줄어든다. 그래서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1박 크루즈를 선택한다. 이동 피로를 감수하려면 최소 하루는 배 위에서 자야 한다는 계산이 자연스럽게 나오기 때문이다.
23분이 되면 그 계산이 완전히 뒤집힌다. 오전 9시 하노이 출발, 오전 9시 23분 하롱베이 도착, 하루 종일 만을 즐기고 저녁 6시 귀환. 일본에서 신칸센을 타고 교토에 당일치기 가듯, 하롱베이 당일치기가 완전히 다른 의미를 갖게 된다.
이게 여행자에게 무조건 좋은 소식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잠깐 생각을 한다. 접근이 쉬워진다는 건 더 많은 사람이 온다는 뜻이다. 지금 조용한 포인트들이 조용하지 않아질 수 있다. 반대로, 지금 하롱베이를 꺼리는 이유 중 하나가 “너무 멀다”는 심리적 거리라면, 그 장벽이 사라지면서 새로운 여행자들이 들어올 것이다.
크루즈 시장, 고속철도가 재편한다

수년간 선착장을 오가며 크루즈 시장의 변화를 가까이에서 봤다. 코로나로 멈췄다가 다시 회복되고, 새로운 크루즈들이 생기고, 가격대와 품질이 다양해졌다. 다음 변화는 고속철도다.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건 버짓 1박 2일 크루즈다. 지금 이 유형의 수요는 상당 부분 “이동에 시간을 많이 써야 하니 1박은 해야 한다”는 이유에서 나온다. 고속철도가 생기면 그 이유가 사라진다. 당일치기 반나절 투어, 이른 아침 출발 저녁 귀환 패키지 같은 새로운 유형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반면 2박 이상의 크루즈는 다른 방향으로 간다. 하롱베이를 빠르게 보고 오는 사람들이 늘수록, 느리게 경험하고 싶은 사람들의 수요도 함께 높아진다. 23분짜리 이동이 아니라, 이틀 밤을 배 위에서 보내는 선택은 의도적인 선택이 된다. 그쪽 시장은 오히려 더 명확한 포지셔닝을 갖게 될 것이다.
베트남 북부 여행을 처음 준비하는 분이라면 이 글을 먼저 읽어보세요.
고속철도 개통 전, 지금 하롱베이를 가야 하는 이유

2028년 이전까지는 아직 “지금의 하롱베이”다.
접근이 쉽지 않다는 점이, 역설적으로 하롱베이를 지금의 모습으로 유지하고 있다. 당일치기 관광객이 크게 늘지 않은 지금, 란하만이나 바이뚜롱 구역처럼 배가 적고 조용한 포인트를 찾는 게 아직은 가능하다. 새벽 갑판에 나갔을 때 안개 속에 혼자 앉아 있을 수 있는 순간도 아직 존재한다.
미딘 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3시간을 달려오는 여행자와, 하노이역에서 23분짜리 고속철도에 올라 도착하는 여행자가 경험하는 하롱베이는 다를 것이다. 어느 쪽이 더 낫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다만 지금의 하롱베이는, 지금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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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편 예고
다음 편에서는 빈스피드 고속철도의 종착지인 하롱베이 개발 빈홈 글로벌 게이트 — 내 앞바다에 180억 달러 도시에 대한 내용을 공유해 보겠습니다.
하롱베이에 거주하며 투어가이드·여행사 운영·현지 투자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개인 투어 상담 및 여행 문의는 상단 메뉴의 ‘투어 문의‘를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