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호텔 여권 제출은 체크인할 때마다 프런트 직원이 당연하다는 표정으로 요구하는 절차다. 하노이, 하롱베이로 투어를 안내하다 보면 손님들이 프런트에서 여권을 건네며 “이거 왜 매번 걷어가는 거예요?”라고 물어보는 경우를 종종 만난다.
10년 넘게 이 나라에 살면서도, 그 질문에 제대로 답해준 적은 사실 많지 않았다. “다 그런 거예요”라고 넘어가기엔, 최근 규정이 한 번 더 바뀌면서 이제는 정확히 설명할 필요가 생겼다.
2026년 9월 15일부터 숙박 신고와 관련된 시행령이 새로 적용되면서, 여권을 걷어가는 이유뿐 아니라 걷지 않았을 때 누가 책임을 지는지도 이전보다 훨씬 분명해졌다. 자유여행자든, 비자를 받아 거주하는 사람이든 한 번쯤 짚고 넘어갈 만한 내용이다. 참고로 여행사 투어에서는 여권 사본을 미리 보내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런 경우에는 체크인 시 여권을 제시하거나 맡기지 않아도 된다.
베트남 호텔에서는 왜 여권을 요구할까?
베트남에는 숙박시설에 머무는 모든 사람의 신원 정보를 관할 공안(Công an, 경찰)에 신고하도록 하는 ‘숙박 신고’ 제도가 있다. 호텔·게스트하우스·리조트 등 숙박 기능을 가진 시설은 투숙객의 이름, 생년월일, 신분증 또는 여권번호, 숙박 사유와 기간을 정해진 시간 안에 등록해야 하며, 이 의무를 지키지 않으면 손님이 아니라 숙소 운영자가 처벌 대상이 된다.
즉 프런트에서 여권을 잠깐 가져가는 건 손님을 의심해서가 아니라, 숙소가 법적으로 이행해야 하는 행정 절차 때문이다. 사진만 찍고 바로 돌려주는 곳이 있는가 하면, 체크아웃 때까지 보관했다가 돌려주는 곳도 있는데 둘 다 이 신고 의무를 처리하는 방식의 차이일 뿐이다.

9월 15일부터 무엇이 달라졌을까?
2026년 9월 15일 시행된 시행령 347/2026/NĐ-CP(기존 282/2025/NĐ-CP 개정)에 따라, 숙박 신고를 하지 않은 숙소에 대한 벌금 기준이 투숙객 규모별로 세분화됐다. 신고 대상 인원이 1~3명이면 200만~400만 동, 4~8명이면 400만~800만 동, 9명 이상이면 800만~1,200만 동의 벌금이 부과된다. 신고 기한은 체크인 당일 23시까지이며, 23시 이후 도착한 손님은 다음 날 오전 8시까지 등록하면 된다.
여기서 한 가지는 분명히 해둘 필요가 있다. 이 벌금은 여행자나 투숙객이 아니라, 신고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숙소 운영자에게 부과된다. 손님이 여권 제출을 거부하거나 늦게 낸다고 해서 손님이 직접 벌금을 무는 구조가 아니라는 뜻이다. 다만 현실적으로는 신고 기한이 촉박한 만큼, 체크인 시점에 여권을 바로 건네는 편이 숙소도 손님도 서로 번거롭지 않다.
이 규정 변화는 VTV의 2026년 9월 16일 보도에서도 구체적인 벌금 기준과 함께 다뤄졌다. 세관 신고서처럼 최근 몇 년 사이 베트남 정부가 각종 신고 절차의 벌금 기준을 정비해온 흐름과 맞닿아 있다.

베트남 사람도 신분증을 낼까?
그렇다. 숙박 신고 의무는 국적과 상관없이 적용된다. 베트남 내국인도 체크인할 때 신분증(CCCD·국민식별번호)을 제시해야 하고, 숙소는 외국인 여권과 동일한 절차로 이 정보를 등록해야 한다. 여권을 요구받는 게 외국인만 겪는 특별 대우가 아니라는 뜻이다.
실제로 하롱베이 지역 숙소들을 보면 베트남인 단체 손님이 체크인할 때도 프런트 직원이 신분증을 한 명씩 확인하며 정보를 입력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외국인 관광객에게만 유독 까다롭게 구는 게 아니라, 시스템 자체가 내국인·외국인 구분 없이 똑같이 돌아간다는 걸 알면 여권을 건네는 순간의 불편함이 조금은 줄어든다.

자유여행자와 거주자는 무엇이 다를까?
단기 자유여행자에게는 이 절차가 사실상 보이지 않는다. 체크인할 때 여권을 건네면 숙소가 알아서 신고를 처리하고, 여행자는 그 이상 신경 쓸 일이 없다. 반면 비자를 받아 장기 거주하는 사람은 호텔 체크인과는 별개로 거주지 관할 공안에 임시거주 등록을 따로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여권을 자주 마주해야 하는 상황 자체가 늘어난다. 물론 두 경우 모두 체류의 근거를 확인하는 절차다.
다만 임시거주증(temporary residence card)을 이미 갖고 있는 거주자가 호텔 체크인 시 여권 대신 거주증만 제시해도 되는지, 같은 숙소를 재방문할 때마다 매번 다시 신고해야 하는지, 에어비앤비 등 개인이 운영하는 숙소도 이 시행령의 적용 대상에 포함되는지는 2026년 9월 20일 기준으로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이 부분은 확인되는 대로 이 글에 보완할 예정이다. – 확인결과 여권은 필수 항목이다.
베트남 여행을 준비할 때 여권과 함께 챙겨야 할 서류는 생각보다 많다. 비자 종류에 따라 준비물이 달라지므로 베트남 비자 완전 정리를 먼저 확인해두면 체크인 순간 당황할 일이 줄어든다. 출국 전 짐을 싸면서 여권 사본이나 예비 서류까지 챙기고 싶다면 베트남 여행 준비물 체크 리스트도 함께 참고할 만하다.
결국 베트남 호텔 여권 제출은 여행자를 불편하게 하려는 절차가 아니라, 숙소가 법을 지키기 위해 거치는 최소한의 행정 절차다. 이유를 알고 나면 프런트에서 여권을 건네는 그 짧은 순간이 조금은 덜 불편해질 것이다.
이런 현지 규정 때문에 헷갈리는 부분이 있거나, 하롱베이·사파·닌빈 쪽 투어 일정을 준비하며 궁금한 점이 있다면 투어 문의로 편하게 물어봐도 좋다.
하롱베이에 거주하며 투어가이드·여행사 운영·현지 투자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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