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어 손님 중에 유독 기억에 남는 커플이 있다. 하롱베이 일정을 마치고 하노이에서 저녁을 먹을 때였다. 메뉴판을 보던 그 손님이 물었다. “이게 베트남 와인이에요?”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반응이 즉각적이었다. “에이, 그냥 맥주 마실게요.” 나는 아무 말 없이 Vang Dalat Strong 한 잔을 주문해서 테이블 위에 올려놨다. 잠시 후 그 손님은 직접 한 모금을 마셨다. 그리고 말했다. “어? 이거 마실 만한데요?”
그 표정이 달랏 와인을 설명하는 가장 정확한 리뷰다. 기대 없이 마셔야 의외의 발견이 된다. 기대를 잔뜩 올리면 실망이 따라온다. 이 글은 그 중간 어딘가에서 쓴다.
달랏 와인 추천은 단순한 제품 리뷰가 아니다. 어떤 맥락에서, 어떤 음식과 함께, 어떤 사람에게 맞는지를 같이 알아야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솔직히 말하겠다 — 베트남 와인의 전제
결론부터 말하면, 달랏 와인은 프랑스 와인을 이기지 못한다. 칠레 와인과 비교해도 복잡성 면에서 뒤처진다. 이 사실을 부정하거나 포장하려는 의도는 없다. 그러나 와인은 점수로만 마시는 게 아니다.
테루아(terroir)라는 개념이 있다. 포도가 자란 땅의 기후, 토양, 환경이 와인 맛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달랏 와인은 달랏이라는 땅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프랑스 식민지의 흔적, 열대 고원의 서늘한 기후, 오디와 포도의 블렌딩. 이 맥락을 알고 마시면 같은 와인이 다르게 느껴진다.
더 중요한 건 상황이다. 베트남 음식과 함께, 베트남에서, 현지 분위기 속에서 마시는 달랏 와인은 서울의 와인바에서 마시는 것과는 전혀 다른 경험이다. 베트남에 왔다면, 베트남 것을 마셔라. 그게 달랏 와인을 즐기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베트남 와인의 역사와 어떻게 달랏에서 포도 재배가 시작됐는지 궁금하다면, 이 시리즈의 1편 베트남 와인, 이게 진짜 와인이야?를 먼저 읽어보길 권한다.
한국인 입맛에 가장 잘 맞는 — Vang Dalat Strong

Cardinal 포도 85% + 오디 15% 블렌딩 / 알코올 15%
달랏 와이너리를 방문한 와인 전문 기자는 이렇게 적었다. “Vang Dalat Strong은 알코올 15%로, Cardinal 포도와 오디를 85대 15로 블렌딩한 와인이다. 루비보다 약간 밝은 색감에 달콤한 베리 향이 나고, 마치 빵 위에 잼을 바른 것 같은 아로마를 가지고 있다.” (Southeast Asia Globe, 2023)
Ladora Winery의 와인메이커 Nguyen Lan은 이 와인에 대해 직접적으로 말한다. “한국 손님들이 가장 좋아하는 와인입니다.” 실제로 내가 하롱베이와 하노이 투어 손님들에게 가장 많이 권하는 것도 이 와인이다. 달콤한 마무리, 과일 잼 같은 향, 알코올 도수가 높아서인지 따뜻한 느낌도 있다. 쌀국수나 분짜 같은 베트남 음식과 특히 잘 어울린다.
처음 달랏 와인을 경험하는 사람, 단맛을 선호하는 사람, 베트남 음식과 함께 마실 와인을 찾는 사람에게 가장 먼저 추천한다.
가성비 최고 기념품 — Vang Dalat Classic Special
Cardinal 포도 70% + 오디 30% 블렌딩 / 알코올 12%
같은 기자는 이 와인을 이렇게 묘사했다. “Vang Dalat Classic Special은 Cardinal 포도와 오디를 70대 30으로 섞은 와인이다. 높은 산미와 후추 같은 향신료 힌트에도 불구하고, 마무리는 부드럽다. 달랏 와이너리의 부수석 와인메이커는 ‘이게 제가 가장 좋아하는 와인’이라고 했다.” (Southeast Asia Globe, 2023)
Strong 버전보다 오디 비율이 높고 알코올은 낮다. 깊은 붉은색에 후추와 오크 힌트가 돌면서도 피니시가 부드럽다. 달콤함과 드라이함의 중간 어딘가에 있다고 보면 된다.
가격 대비 품질이 좋아 베트남 여행 기념품으로 가장 많이 팔리는 라인이기도 하다. 달랏 야시장이나 편의점에서 병당 100,000~150,000 VND(약 5,000~7,000원) 수준으로 구할 수 있다. 와인을 자주 마시지 않는 분에게 선물하기에도 부담 없는 가격대다.
진지한 와인 경험을 원한다면 — Château Dalat

Château Dalat Sauvignon Blanc — 드라이 화이트
소믈리에 협회 관계자는 이 와인을 두고 “Château Dalat의 소비뇽 블랑은 여러 경쟁자들 사이에서도 고개를 들고 있을 만하다”고 평했다. (Winetourism.com)
실제 테이스팅 노트는 이렇다. “매우 드라이하고 약간 시큼하며, 라임과 패션프루트 아로마가 난다. 갑각류 요리와 잘 어울린다.” (Southeast Asia Globe, 2023)
하롱베이에서 잡아올린 신선한 해산물과 함께 마시는 이 화이트 와인은, 달랏 와인 중에서 가장 유럽식 취향에 가깝다. 드라이한 와인을 선호하는 분이라면 방달랏 라인보다 Château Dalat 소비뇽 블랑부터 시작하는 것을 권한다.
달랏 와이너리를 포함한 베트남 중부 고원 투어나, 하롱베이·사파 개인 투어를 원한다면 개인 투어 문의하기를 통해 연락 주시면 된다.
Château Dalat Cabernet Sauvignon — APEC 공식 와인
APEC 2007년과 2017년 정상회담의 공식 와인으로 선정된 라인이다. SFIWSC에서 금메달을 받은 것도 이 라인이다. 와인 커뮤니티 CellarTracker에서는 사용자들이 88점을 부여했고, 리뷰 중에는 이런 것도 있다. “정말 좋다. 과일과 오크가 균형 잡혀 있고 생동감 있다. 전형적인 메를로/카베르네 소비뇽 풍미 프로파일.” (CellarTracker)
세계적 와인 평론가 잰시스 로빈슨은 베트남 와인에 대해 이렇게 언급했다. “베트남의 포도나무는 다른 어떤 곳의 포도나무만큼이나 존재할 이유가 있다.” (JancisRobinson.com)
선물용으로 가져가고 싶거나, 베트남 와인에 대한 진지한 경험을 원하는 분에게 이 라인을 권한다.
베트남에서, 베트남 음식과 함께 마실 것
베트남 현지에서 구매하는 방법
가장 좋은 방법은 달랏 와이너리를 직접 방문하는 것이다. 투어 비용은 75,000~120,000 VND(약 3,500~6,000원)이며 시음이 포함되어 있다. 직접 마셔보고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를 수 있다.
달랏 야시장이나 시내 편의점에서도 구할 수 있다. 가격대는 병당 100,000~250,000 VND(약 5,000~12,000원). 하노이나 호치민의 Vinmart, Big C 같은 대형 마트에도 Vang Dalat와 Château Dalat 일부 라인이 입점해 있다.
한국에서 구매하는 방법
Vang Dalat와 Château Dalat의 일부 라인은 한국에도 수출된다. 온라인 와인 전문몰이나 수입사를 통해 구할 수 있다. 단, 보관 상태에 따라 품질 편차가 크기 때문에 신뢰할 수 있는 판매처인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온도 관리가 제대로 된 곳에서 구매해야 와이너리에서 마신 맛에 가까운 경험을 할 수 있다.
솔직히 말하면, 달랏 와인은 현지에서 마시는 것이 가장 좋다. 베트남의 습도, 음식, 분위기가 하나의 맥락을 만든다. 그 맥락 없이 서울에서 마시면 아무래도 심심할 수 있다. 이것이 모든 테루아 와인이 가진 숙명이기도 하다.
더 자세한 와인 정보와 테이스팅 노트는 Ladora Winery 공식 사이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맥락을 알고 마시면 달라진다
와인은 그 땅의 이야기를 담는다고 한다. 달랏 와인은 완벽하지 않다. 그러나 베트남이라는 땅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프랑스 식민지가 남긴 씨앗, 열대 기후의 한계, 오디로 그 한계를 넘으려 한 시도. 맥락을 알고 마시면 같은 와인이 다르게 느껴진다.
베트남 여행에서 와인 한 잔을 앞에 두고 앉아 있다면, 그냥 마시지 말고 잠깐 생각해보라. 이 잔 안에 130년의 시도가 담겨 있다는 것을. 완성되지 않은 것이 가진 아름다움이 있다.
달랏 와이너리 방문을 포함한 일정이나 베트남 북부 개인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현지 가이드 투어 상담하기를 통해 연락 주시면 10년 경험 가이드가 직접 안내해드린다.
하롱베이에 거주하며 투어가이드·여행사 운영·현지 투자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개인 투어 상담 및 여행 문의는 상단 메뉴의 ‘투어 문의’를 이용해 주세요.